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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해저터널은 가능한가

개통하면 한일 문명권 유라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기대된다

월간조선 2018년 12월호
신승민 기자

・「부산・거제→쓰시마→일본 가라쓰」를 잇는 최장 231km의 노선

・이미 일본의 세이칸 터널, 영국 불해협 터널도 개통… 「기술력은 충분히」

・개통시 연간화물운송량은 3276만톤, 컨테이너에서는 655만개

・100조원의 공사비, 고액의 운임, 선박물 유량의 감소가 약점

・일본의 추진단, 「인력・비용을 한층 더 투입해도 개통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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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해저터널 완성 예상도 그래픽=추진단 제공]

 

1981년 제창됐지만 정체된 '한일해저터널'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사단법인 한일터널 연구회는 지난 10월 31일 부산시 동구에 있는 부산가정연합빌딩 5층에서 참가자 500명이 모이는 가운데 '한일터널 영남권 추진대회'를 개최했다. 이영훈·한일터널연구회 대표는 이날 대회사에서 “과거 30년여 한국과 일본에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한일터널 프로젝트는 양국이 하나가 돼 실질적으로 세계평화의 주역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박성열 한일터널 연구회 이사는 “지금까지 한일터널 프로젝트에 총액 2000~30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그만큼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며 “한일터널(개통 )가 늦어지면 일본과 러시아는 홋카이도-시베리아 철도를 연결할 것이다.

 

과거의 역사문제로 양국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요즘, 한일터널은 정치적·과학적으로 실현가능한 것일까. 안전성 문제, 환경 파괴 문제는 없을까. 소통·관계 회복·문명 교류라는 '추상적 정당성' 이외에 양국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일까. 개통 여부를 둘러싸고 수십년간 진퇴를 반복해 온 '한일해저터널'의 가능성을 검토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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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추진단 제공]

 

한·일 터널은 한국의 부산·거제도에서 쓰시마를 거쳐 일본의 규슈 사가현 가라쓰시를 잇는 코스다. 총연장은 209~231km(해저구간 128~145km)에 이른다. 하나의 긴 터널로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경유지마다 3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건설하는 '짧은 터널을 연결시킨다'는 것이 특징이다. 세부 경로로는 거제도에서 쓰시마시마와 가라쓰시를 연결하는 A안(총연장 209km, 해저구간 145km), 거제도에서 쓰시마상도를 거쳐 가라쓰시로 가는 B안(총연장 217km, 해저구간 141km) , 부산에서 가라쓰시로 직접 연결하는 C안(총연장 231km, 해저구간 128km) 등이 제안되고 있다.

 

개통추진은 일본이 먼저 나섰다. 1982년 4월 일본에서 국제 고속도로 건설사업단이 발족한 뒤 이듬해 5월 일본 사사보오 홋카이도대학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한일터널연구회'가 설립됐다. 일본측의 추진단은 같은 해 7월에 일본의 규슈·사가현에 있는 가라쓰시와 이키, 쓰시마에서 육상 및 해역에서의 조사를 개시했다.

 

1986년 10월에 가라쓰시에서 파일럿(예비 탐색) 터널 공사, 즉 '사갱' 공사를 시작했다. 지상·해양·항공에서의 지형조사를 실시, 터널 구간을 따라 환경역학조사도 병행하여 실시했다. 제1기 공사(사거리 10~210m)가 1986년 10월부터 1987년 9월까지, 제2기 공사(사거리 210~410m)가 1988년 5월부터 1991년 3월까지 진행되었다. 제3기 공사(사거리 410~610m)는 2006년 10월부터 진행되어 현재 547m까지 굴착을 마친 상태다. 2014년에는 쓰시마 서해안의 아련 지역에서 사갱 공사를 실시했다. 일본측 추진단은 앞으로 제3기 공사를 재개한 뒤 제4기(610~810m), 제5기(810~1010m), 제6기(1010~1210m) 공사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파일럿 공사와 본 공사 모두를 완료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한국에서도 1986년 한일터널연구회를 설립하고 1988년 10월 거제도 일대 5개 지역에서 볼링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1990년에는 노태우 대통령이 일본 국회 연설에서 한일터널을 제안하고 당시 해부일본총리가 찬성 의견을 말했다. 9년 후 김대중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터널 사업을 거론하고 있어 이후 노무현 대통령도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일터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2008년 한일터널연구회와 부산발전연구원이 합동으로 한일터널 루트(일본 이키, 쓰시마 등)를 답사했다. 그해 박삼구·금호 아시아나그룹 회장도 한·일 터널 건설에 관심을 보였다. 최근에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 2016년 11월 14일 일본 사가현 가라쓰시 한일터널 현장에서 '기공 3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지진·침수·환경 오염의 가능성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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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노 에이지 국제 고속도로 재단 회장

 

공기는 어쨌든 터널을 파는 것만의 기술력은 있는가. 양국 기술자, 특히 일본 측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이미 1964년에 세이칸 해저터널(일본의 혼슈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터널, 길이 53.9km, 해저구간 23.3km)를 개통시킨 경험이 있다. 1986년에 영국 불해협 터널(영국 남부의 포크스톤과 프랑스 북부의 카레를 연결하는 터널, 길이 49.94km, 해저 구간 37.9km)의 착공시에도 일본 측의 인재가 기술 고문으로 참여한 바 있다. 기술자는 한일터널이 지나는 부산해협(대한해협 서수로), 쓰시마해협(대한해협동수로), 이키해협 등의 수심이 최대 약 230m이며 현존하는 굴착 방법으로 건설 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국내 한일터널 추진단장인 도쿠노 에이지·국제 고속도로 재단 회장은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터널 붕괴 등) 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좋다. "처음부터 활단층(현재 활동하고 있는 단층에서 지진의 가능성이 있는 불안정한 지각)을 피해 건설하기 위해 지진에 의한 단열(인위적인 파괴에 의해 생긴 암석의 균열) 가능성은 매우 작다. 침수의 가능성도 본갱 건설시에는 거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의 말이다.

 

“진도가 지상의 약 10분의 1로 감소하는 해저터널은 예상 이상으로 지진에 강합니다. 또 대규모 공사입니다만, 해양 오염이나 어업 피해도 거의 없습니다. 미치는 영향은 적습니다. 단지 방대한 양의 잔토·폐석과 배수를 어떻게 처리하는가가 키포인트입니다만,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장소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간 물류영업이익 2조2337억원

터널 개통으로 양국이 얻는 실익은 어느 정도인가. 일본측 추진단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이 54조원, 일본이 88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건설업만으로 한국이 13조원, 일본이 18조원의 혜택을 받는다. 한국은 관광산업 발전, 물류비용 절감, 통일 정치·경제적 여건 조성, 터널 공사 기술력 확보 등을 이득으로 얻는다. 일본은 대륙 진출 확보, 남북한·중국·유럽과의 교역 및 인적 교류 확대 등을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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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현 가라쓰시에 있는 한일 해저 터널 사갱 내부 공사 현장.

제3기 공사(사거리 410~610m)가 2006년 10월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547m까지 굴착을 마친 상태이다.

사진=추진단 제공

 

지난 7월 5일자 일본의 「나가사키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노다 순강・서남 학원 대학 교수는 한일 터널이 개통했을 경우, 여객 수요를 제외한 연간 물류 영업 이익이 2253억엔 조 23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에 착공해 2030년에 개통한다고 가정하면 일본을 왕래하는 한국·중국·러시아의 연간 화물 수송량이 3276만톤에 달한다고 한다. 컨테이너에서는 655만개가 한일터널을 왕래한다.

 

노다 교수의 분석처럼 막대한 수익이 나온다면 양국은 이것을 어떻게 나누는가. 지금까지 제안되어 온 다양한 운영 방식 가운데 양국 정부가 일정한 주식을 출자하고 민간이 경영권 행사를 주도하는 '관민합동법인' 체제가 유력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양국 정부는 공공성의 범위 내에서 재정을 지원하고 정부 출자분에 따른 수익 배분 구조 등은 양국의 협의에 근거하여 결정한다. 민간출자분은 국내외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공동목적을 위한 협회·조합. 주사업자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기업체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방식) 형태로 사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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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5일자 일본의 나가사키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노다 순강·서남 학원 대학 교수는, 한일 터널이 개통하는 경우, 일본을 왕래하는 한국·중국·러시아의 연간 화물 운송량이 3276 만 톤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사진 = NEWSIS

 

한편 일부에서는 100조원대에 이르는 공사비, 선박물 유량 감소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한·일 터널의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지적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11년 '타당성 조사'를 통해 한·일 터널 구상은 경제성 면에서 '타당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일본의 국제 고속도로 재단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선박물 유량이 위축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터널 개통으로 양국의 교통 인프라가 발달함에 따라 (터널에 인접 한다) 지역경제도 전체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그 파급효과로 선박물 유량도 비약적으로 증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일터널 개통에 있어서) 이상적인 방안은 건설에 있어서는 “양국의 국가예산”에서 실시해, 운영에 있어서는 민간에 맡기고 수입을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초기의 ) 건설비는 정부 예산으로 조달하지만 영업권을 민간에 매각하고 국가 지출에 (다시) 충당하는 '콘세션' 방식도 최근 공항 건설 등에 이용되고 있다'며 "영불 터널의 예와 같이 (한일터널도) 민영화 후에 궤도조차 타면 승객수와 수익도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대량화물 운송에 적합한 전천후 교통 수단"

한일터널이 개통하면 양국을 왕래하는 시간·인원은 어느 정도가 될까. 지난 3월 일본 학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수송인원은 연간 약 100만명 수준이 된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관련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의 추측이므로 이미 개통한 영불터널 사례가 가장 현실적인 참고자료가 된다. 영불터널은 양국의 역사적 관계, 경제수준, 인구규모, 기존 교통수단, 입지관계 면에서 한일터널과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1994년 5월 개통 이후 약 10년간 영국 불터널을 이용한 인원은 3억9천만명이었다. 물류량에 있어서는 영국과 유럽 대륙간의 총화물량의 약 25%에 상당하는 3억 6천만톤 규모였다.

 

현존 노선의 운임이나 시간 면에서는 항공·선박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한데 굳이 한일간의 해저터널을 이용할 필요가 있는가. 또한 한일터널과는 거리가 5분의 1에 가까운 영국 불터널의 운임도 싼 편은 아니지만 "한일터널의 운임이 영불터널의 5배에 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지적도 있다.

 

일본측 추진단의 설명에 따르면 한·일 터널의 강점은 ‘저가인 인원수송’이 아니라 기후변화·자연재해의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전성’에 있다고 한다. ‘대량의 화물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의 국제 고속도로 재단 관계자는 “항공·선박은 전천후형이 될 수 없고, 항상 교통 중단의 우려가 붙는다. 특히 비행기는 (특정 지역간) 점과 점을 맺을 수밖에 없고 할 수 있는 인원수·화물량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기후 상태에 관계없이 땅에 발을 붙여 갈 수 있는 것은, 역시 철도·도로의 강점이다.철도·도로를 이용하면 사람 왕래도 빈번해지기 때문에 양국의 우호·친선관계도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철도의 특수성과 고효율을 장점으로 내세워 '사치스러운 교통수단'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타파하려는 것이다.

 

「현대판 정명정도」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까

한편 해저터널이 일본의 한반도 유라시아 대륙 진출에 기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다. 한국에도 남북통일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북방외교를 자주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국력이 있는데 굳이 일본과 협력하는 이유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임진왜란(문록의 역)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키라를 정벌한다는 구실로 조선조정에 길을 빌려달라고 수문과 육로를 열어놓을 것을 요구한 것이 상기된다 라고 지적한다. 부산·거제와 쓰시마를 잇는 코스가 '조선진격로'를 연상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심지어 '제2의 일본 식민지 시대'가 우려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도쿠노 에이지 회장은 “산업·관광의 도로가 군대의 주요 진격로가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전쟁시에) 터널을 폭파·봉쇄해 버리면 끝나기 때문에, 군 수송에 이용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일본의 이익을 우선하기 위해 추진하려고 할 생각은 없다. 양국, 나아가서는 세계의 번영과 평화를 실현한다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일본이 인재·자금면에서 보다 적극적 에 지원해도 터널 개통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세계적이고 글로벌한 시점을 가지지 않으면 자국의 번영도 어려운 시대입니다. 지금 일본은 경제력과 기술력을 통해 세계에 봉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세계 각국의 친근감·경애심을 받을 자격이 되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한 태도·행동으로 자연스럽게 타국과의 관계를 맺고, 서로 신뢰와 호의가 가득차면, 그것이 나라의 최대의 재산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월간조선 2018년 12월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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